[미국 시험관(IVF)-10] 두 번의 초음파 후 난임병원 졸업

2주간의 임테기

2번의 피검사가 다행이 더블링이 잘 되었지만 초음파로 아기집을 확인해야 했다. 초음파를 위해 병원에 오기 전까지 2주 동안 열심히 임테기를 했다. 혹시나 색이 연해지진 않을까 전전긍긍하며 하루하루를 보냈다. 그렇게 기다리고 기다리던 첫 임신이었기에 더 조심스러웠다. 다행히 하루하루 지날수록 임테기는 진해지는 것 같았다. 
 

임신 확인을 위한 첫 초음파 - 6월 7일 

떨리고 긴장됐지만 애써 마음을 가라앉히며 병원을 방문했다. 임신 주수(Gestational Age) 6주 1일, 난황난(Yolk Sac) 3.74mm, 태아 머리부터 엉덩이까지 길이(CRL) 4.05mm, 분만예정일(Expected Date of Delivery) 2025년 1월 30일, 심장박동수(Fetal Heart Rate) 108 bpm으로 모든 수치가 정상 범위라고 하셨다. 인터넷에 검색해보니 보통 6주 태아의 심박수는 103~126이라고 한다. 아기 크기도 6주 평균 3~4mm라고 하는데 이 수치도 사이트마다 조금씩 달랐다. 아기집 정도 확인할 수 있지 않을까 했는데 심장박동수까지 들을 수 있어 더 없이 기쁘고 조금은 마음이 놓였다. 초음파로 본 심장박동수와 난황난, 태아 길이를 프린트해주셨다. 의사는 2주 뒤에 마지막으로 초음파를 보고 9주차에는 출산병원 방문을 미리 예약해두라고 안내해 주셨다. 기쁘고 감사했다. 감사하고 또 감사했다. 
 

두 번째 초음파, 난임병원 졸업 - 6월 21일 

두 번째 초음파를 위해 마지막으로 난임병원에 방문했다. 오늘 초음파에 큰 문제가 없다면 난임병원을 졸업한다. 초음파를 통해 머리를 확인하고 말로만 듣던 젤리곰을 볼 수 있었다. 임신 주수 8주 1일, 태아 길이 16.74mm, 심장박동수 170bpm으로 정상 범위였다. 초음파로 심장박동수를 확인할 때 영상으로 찍을 수 있게 몇 초 시간을 주셔서 영상으로도 남겨 놓을 수 있었다. 초음파 사진은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프린트해 받았다. 정말 말로는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감사하고 또 감사했다. 
 

난임병원 졸업

난임병원 졸업이라니. 나에게도 이런 날이 오다니. 시험관을 진행하면 정말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을 지나는 것만 같은 생각이 든다. 시험관도 여러 번 할수록 임신 확률이 높아진다고 하지만 확률은 확률일뿐 그 높아지는 확률이 나에게 해당될 것이라는 확신도 확실히 서지 않는다. 불안해 하지 않으려고 마음먹고 행여 아이가 나에게 와주지 않더라도 감사하며 살 것이라고 다짐하지만, 그 상황을 상상하면 슬픔이 먼저 차오르는 것이 현실이다. 임신은 정말 내 영역 밖의 일이기 때문에 나의 노력도 큰 의미가 없게 느껴지기도 한다. 그런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난임병원을 졸업하게 됐다. 가만히 있다가도 눈물이 터지던 시간도 이제 안녕이라니 이 기쁨과 감사함은 지금까지 내 인생에서 경험해 본 어떤 것보다 크고 소중하다. 아직도 출산까지 가야할 길이 멀지만 초반에 임테기를 확인하고도 마음을 놓을 수 없었던 불안했던 마음은 조금 잦아든 듯하다. 
 
내가 다닌 난임병원의 의사는 첫 날부터 정말 따뜻하고 친절했다. 시험관을 위해 초음파를 보러가는 날마다 준비해간 많은 질문들에 성심성의껏 답을 해주고 내 마음을 이해해 주었다. 커가는 난자 갯수가 많지 않은 것 같아 신선이식에 대해 논의했을 때도 의사는 PGT 하는 것을 권하지만 신선이식도 원하면 충분히 해볼 수 있다고 얘기해주었다. 결국에는 의사 제안대로 PGT를 진행해 좋은 결과를 얻었기 때문에 또 감사하다. 이 글이 시험관을 준비하는 누군가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시험관 기간동안 마음 졸이며 다른 블로그들을 한자한자 감사하고 소중하게 읽어갔던 나에게 처럼 말이다.